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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주의* 사마귀 6개월 완치후기 (레이저, 앤드와츠, 베루말, 덕테이프 다써봄)

사마귀 초기 병변 형태

<2021년 초>

몸에 여드름 하나 난거까지 잘 관찰하는 편이다. 몸에 이런것들이 종종 있는데 이게 뭔가 싶었다. 근데 오늘 이야기할건 발가락에 난거다. 초기 사진을 못찍어서 다른데 난 병변으로 대체한다. 발가락에 난거도 처음엔 저런식으로 약간 반투명하고 납작한 물집 느낌으로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마 그게 조금씩 커져가는걸 느낄꺼다. 한 1개월에 0.5mm씩 이라 해야하나. 

 

 

 

 

레이저 치료 후, 물에 불은 모습

<6월중순>

 

처음에 피부과를 갔더니 사마귀라고 하더라. 그래서 빨리 조지고 싶어서 냉동치료를 받았다. 작아서 그닥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바닷가에 들어갔다 나온사진, 보면 알겠지만 밑에 발바닥가까운 부분에도 또하나가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몇주 후>

저 큰 상처가 아물고 나니 좀 괜찮아 지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사마귀가 3개 부분에 시작되고 있더라. 

그리고 사마귀의 전형적인 특징인 검은점박이 (점상출혈)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티눈이 아니라 사마귀라고 확신하고 인터넷에 정보를 찾았다.

 

 

 

 

 

<8월>

그때 인터넷에서 베루말이랑 엔드와츠라는 약을 발견했다.  강한 산성으로 바이러스감염된 병변을 태워버리는 개념의 약이라고 보면된다. 는 즉슨 맨살에 닿으면 살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 두개약을 번갈아 발라보는데 나는 빨갛게 자극만될뿐 뭔가 이게 굳은살이 되어 떨어질거 같지 않더라고 그래서 매번 손톱깎이나 면도칼로 저 하얀 부분을 잘라 도려내고 또바르고 도려내고 또바르고를 반복한다. 

 

 

 

<10월>

껍데기를 뜯어낸 생살에 바르면 저렇게 안쪽 피부가 다 죽으면서 검은 물집이 생긴다. 저 껌은거 뜯으면 그냥 빨간 생살이 나오는데 거기다 앤드와츠 바르면 뒤지게 아프다.

 

참고로 앤드와츠는 면봉이 아니라 이쑤시개 뒷부분(평평한 나무기둥쪽) 으로 바르는게 훨씬 더 잘묻어나더라. 면봉은 지가 다 흡수시키고 제대로 발리지 않음. 저 꺼먼게 굳으면 또 뜯고, 생살에 바르고, 꺼멓게 되면 또 뜯고, 생살에 바르고이렇게 죽이다보면 사마귀바이러스 감염된 놈들을 다 죽이겠지 싶어서 이걸 반복했다. 

 

 

 

 

근데 왠걸 점점 점상출혈이 보이는 면적이 커지고 넓어져만 간다. 그리고 누르거나 꼬집으면 엄청나게 아프다. 책상 다리에 발가락 걸렸다가 뒤질뻔했다.저상태로 약을 안바르면 두번째 이미지처럼 빨간기운만 사라질 뿐이었다. 약을 바르면 자극이되고 더커지고, 안발라도 짜증나고 아프고 졸라 스트레스 받을때였다. 

 

 

그리고 이때쯤 방법을 바꿔야겠다 싶어서 베루말이랑 엔드와츠 물약 다 관두고 덕테이프 (미국 청테이프 같은거) 하나를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사마귀 덕테이프" 검색해보면 고친사람도 있고 못고친 사람도 있는데 이거 자체가 미국 민간요법이라고 하더라? 믿거나 말거나 써보기로 했다. 사용법은 그냥 병변을 공기도 안통하고 물도 안통하게 덕테이프로 24시간 꽁꽁 싸매는거다. 그리고 샤워하느라 젖게되면 제거하고 두어시간 바싹 말려주고 또 자기전에 둘둘 말아놓고 한 일주일 했다. 

 

 

<11월>

그랫더니 저 바싹 마른 점상출혈이 이렇게 개징그럽게 담배빵 당한것처럼 물에 불기 시작하더라. 이때는 내가봐도 혐오스럽고 소름끼쳐서 어떡하지 싶었다.

심지어 항상 젖은상태니 냄새도 뭔 시체썩은내에 발꼬랑내 섞여서  반경1미터만 가도 냄새가 느껴져서 자존감 졸라 하락하고 누구네 집 가면 양말 안벗게 된다. 

 

근데 일단 지켜보자 하고 몇주간 계속 덕테이프 둘둘시전을 했다. 

 

 

 

 

 

<12월>

불다못해 벌렁벌렁 딱지가 떨어지고 싶어할때, 소독한 집게로 딱지를 벗겨냈다.

 

그랬더니 안에 저렇게 촉촉하게 갈색으로 물든 병변이 남아있더라. 하루 말리면 각질이 다시 일어나고 병변이 각질로 덮혀 가는것 같았다. 

 

48시간 테이프 붙혀서 불리고, 촉촉한 딱지생기면 뜯고, 24시간 바싹 말리고 다음날 테이프 48시간 붙이고 이 루틴 한 2주 반복했다. 

 

 

 

 

그렇게 저 붉은 병변은 점점 사이즈를 줄여갔고 마지막 남은 커다란 스티커를 떼네는 순간 아 이거 거의 다 나았다 라는 느낌이 팍 들더라. 마지막 사진부터는 그냥 덕테이프 붙이는걸 그만하고 놔두기로 했다. 

 

 

 

 

 

<1월>

그리고나서 오늘자. 이정도면 완치라고 불려도 될정도같다. 발바닥에 있던 째끄만 것들은 테이프가 잘 안붙어서 따로 관리 안했는데 걔네는 그냥 아얘 약품이랑 손톱깎기 안대고 놔뒀더니 더이상 커지지는 않더라.

 

사마귀바이러스 지들도 먹고살라고 건들거나 자극하면 더 커진다는 말이 맞는것 같더라. 손톱깎기나 니퍼, 쪽집게같은거 반드시 알콜솜으로 소독해서 사용하고, 특히 손톱깎기로 억지로 파내는 짓같은거 하지마라. 애들 더 커지고 난리난다.

 

 

덕테이프 치료 원리가 뭔지는 의학적으로 전혀 모르겠는데 중요한건 사마귀를 건조하지 않게 계속 불려서 떨어지게 하는게 첫번째인거 같고  

 

두번째는 뭐 피부조직을 숨못쉬게 하는거라는데, 그러면 같이 둘둘 싸매진 내 발톱이나 다른 살들은 멀쩡한거 보면, 그냥 24시간 줄창 불려놓는게 가장 의미있던 행위 같다. 

 

여기 심각한분들 많던데 나는 나름 초기에 잡은거라고 생각된다. 근데 중간에 커질때는 아 이러다 내발 전체 다 덮는거 아닌가 졸라 걱정했었다.  이정도 사이즈면 남들은 한달이면 낫는것 같던데 나는 한 6개월 마음고생 했다. 그래도 이렇게 애기발 되서 넘 기쁘다. 

 

덕테이프 요법 찬양하는 사람 된거 같다. 

님들도 빠르게 쾌차하시고, 궁금한점은 댓글로 ㄱㄱ

 

*참고로 영양제먹거나 술끊거나 한적은없다. 그냥 살던대로 살았을 뿐.